자연 싸이코패스 신드롬, '내가 다녀간 나무는 울고 있었다' 친환경 2009/10/14 06:30

저번주 일요일에 선유도 공원을 다녀왔어요.
서울 안에 이렇게 잘 꾸며놓은 곳이 있었다니~!?
그저 감탄사만 나올 뿐이였죠.

그곳은 젊은층의 부부나 어린 자녀를 둔 핵가족,
그리고 커플들이 주로 구경을 하는 작은 공원이였어요.

마침 낙옆이 지고 선선해 지는 가을이라서 삼백~천여명의 시민이 찾아서 자연을 즐기고 있더라구요.
그렇게 사진을 찍으며 공원을 감상하다가 이쁜 하얀 나무가 보였어요.
멀리서 나무 사진을 찍고, 천천히 지나가는데.
나무에 무언가 적혀있었어요.



'쎄다'라는 사람이 사랑하는 나무인가??
'내가 다녀감'이라고..!! 낙서였어요.

보자마자 눈쌀을 찌푸리게 만들더군요.
아무리 한국 사람이 낙서를 많이 하는 편이라지만,
나무가 무슨 잘못이 있다고...

저건 좀 아니지 않나요??

손에 닿는 가까운 나무들은 모두 이니셜(응?)이 세겨져 있더군요.
혹시 주변에 저렇게 적어주는 펜을 파는곳이 있나 두리번 거렸지만,
먹거리 매점 이외에는 아무것도 없었는데..

무서운건 그 다음 사진이에요.

나무의 일기
2008년 xx월 xx일 수요일
날씨 : 매우 맑음

오늘은 매우 화창한 날씨이다.
주말의 맑은 날씨는 좋은 날 중 하나이다.
계속 한자리에 있어야 하는 나에게,
많은 사람들이 나를 찾아와 미소 짓는 날이니깐

오늘도 수많은 커플들이 왔다.
대부분의 커플들이 내 앞에서 사진을 찍고 밥을 먹고 그런다.

그런데 오늘 점심 즈음에,
한 커플이 내게 다가와 샤프 같은 것들로 나를 긁기 시작했다.

'아야~~ 아야야~~'

'왜그러지? 내가 뭐 잘못한건가??'

내 아픔이 들리는지 마는지 아랑곳 하지 않고 계속 내 살을 긁어내고 있었다.
약 1분이 지나고 큰 아픔은 좀 사라졌을때,

눈물이 핑~ 돌아서 잘 보이진 않았지만,
그 커플은 내 앞에서 낄낄 거리며 상처난 피부 사진을 찍고 있었고,
난 그냥 아팠지만 참고 있었다.
그들이 웃기에 나도 아픈 내색없이 조용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들이 떠난뒤 1년이 흘렀지만
나는 아직 그 상처가 아프고 쓰리다.
아프고 아프다.

저 사진이 문제가 되는 점은 나무를 파서 글을 적었다는 것이지요.
나무는 우리에게 이로움만 주는데, 몇몇 사람들은 왜 해를 끼치는 걸까요??

사랑한다면 세상 모든 만물이 사랑스러울텐데.
사랑을 하고 있다면 당연히 나무 같은 작은 것들도 사랑해야지요.

피부를 벗겨놓고, 웃고 사진 찍고 있는 모습!

커플끼리 그런걸 써놓고 만족하고 있다니 생각만 해도 오싹하네요.
나무의 입장에선 '싸이코패스'라는 단어를 써도 무관하겠네요.

자신의 몸이 소중하고, 내 애완견이 소중한 것처럼 나무 같은 움직이지 않는 생명체도 소중한 거예요.
특히 아무에게도 해를 끼치지 않는 것들을 훼손시킨다는 것은 옳바르지 않아 보여요.
미래에 내 아들 딸들이 와서 저 나무를 보았을때, 행복의 미소를 머금을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에요.

우리가 가져야할 아주 조그마한 생각은 '나무도 생명을 가진 존재이다'라는 인식이에요.

그런 인식이 보편화된다면 모두들 나무에 낙서하는 일은 없겠죠?! 저또한 나중에 자식을 낳으면 저렇게 가르칠테니 여러분도 꼭 그런 인식을 자녀에게 심어주세요. 그러면 그런 가르침을 주는 당신을 존경하게 될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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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logIcon 타락긔 'ㅅ' | 2010/03/18 12:02 | PERMALINK | EDIT/DEL | REPLY

    사람들은 나무를 정말 막 다루는 경향이 강하죠.
    전단지를 마구 붙이질 않나,후벼파서 낙서하질 않나,시멘트를 들이붓질 않나...

    • BlogIcon 초로쿠 | 2010/03/18 20:48 | PERMALINK | EDIT/DEL

      ㅠㅜ 이제 인식이 많이 바뀌어야 할텐데요. 아직 선진국이 되긴 무리일까요?? 그래도 나부터 실천하면 우리 아래 후손들은 배워가겠죠!란 생각으로!!

      모쪼록 타락귀님 조용한 블로그에 댓글 감사요. 덕분에 포스팅에 힘이 실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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